국민학교 6학년때 수학여행을 서울로 갔을때 일이다.
시골길에서 우마차만 볼 수 있었던 촌놈이 자동차를 많이 본것이 생애 최초였다.
남산타워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마지막 남은학생 세명속에 속하는 바람에 결국
엘리베이터를 타보지 못하였다.
방학이면 친구들집에는 피부색이 하얀 서울에 사는 친척들이 오건만, 애초 우리집은 서울사람과 인연이 닿는
사람이 없다. 그리하여 이 나이가 되도록 서울에서 묵어본 기억이 없다.
어쩌다가 서울에 가게 되면 누군가가 길을 안내하고 차표를 구매해 주어야 길을 잃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를 하려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매번 아들에게 부탁을 하는데 귀찮은 표정이다.
어느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서 구매를 하는데 성공하였다.
이젠 셀프주유소 주유기 앞에서도 당당하다.
차려준 밥상으로 연명하던 습관을 버렸다.
풀밭속에 부지런히 움직이며 살아가는 개미와 벌레를 보면서 크게(?) 깨달았다.
무엇이든지 내문제는 내가 해결 할 줄 알아야 혼자가 되더라도 내인생을 누릴수 있다는 것을...
학교라곤 가보지 못한 벌레와 짐승들을 보라 집을짓고 일용할 양식을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을
이제는 열차표 구매를 스마트폰으로 예약하면서 시간과 자리를 선택한다.
지하철노선을 스마트폰에 깔아서 서울을 혼자 다닐 정도가 되었다.
인생은 늙어 가는것이 아니라 익어가는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