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일본의 사진가 '오하라 레이'의 반딧불 사진을 접한 후, 그 아름다움에 혹 빠져 들어서 기회가 오면 꼭 한번 담아보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반딧불이 보기는 어려운 현실...
얼마전, 선배님들과 무주 반딧불이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많은 개체수를 만날 수 있어서 밤늦도록 촬영해 봤지만 배경도
반딧불이 사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딧불이에 대한 미련이 남아 인터넷을 뒤져보니, 무주외에 경기도 양평의 정곡사, 제주의 청수곶자왈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메르스 영향으로 요즈음 제주의 항공권이 서울가는 KTX값 보다 더 싸게 나오고, 시간도 양평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겸사 겸사 제주로 가서 열심히 담아왔지만, 역시 내공 부족으로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마가 시작될것이라는 예보도 있고 7월 들면 숫자도 줄어든다는데, 안절부절 하지 못하다가 돌아온지 사흘만에 또 제주로 향했다.
제주 청수곶자왈 숲에는 수천마리의 반딧불이 저녁마다 향연을 벌인다. 눈으로 보는것이 훨씬 황홀하고 아름답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수 백장을 담아왔다.
그동안 인터넷을 뒤져서 찾은 자료와 나의 작은 경험을 조금 가감하여 "반딧불이 촬영요령"을 공유하고자 한다.
반딧불이 촬영은 밤하늘의 별 촬영처럼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해 장노출로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광적을 찍어야 한다.
카메라 앞을 날아가는 반딧불이를 가능한 많이 찍는것이 포인트다. 하지만, 반딧불이는 촬영자의 희망대로 날아주지 않는다.
한장의 이미지만으로는 광적의 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동일 화각으로 촬영한 여러장의 이미지를 겹쳐서 별궤적 사진처럼 한장의 사진으로 만든다.
[반딧불이 촬영요령]
1, 촬영 준비 : 유.무선 릴리즈(타임릴리즈가 있으면 더 좋다.) 삼각대 필수, 후면 액정의 불빛을 가릴 천등
2, 현장 답사 : 어두워지기 전에 현장 상태를 미리 가봐야 한다. 반딧불이가 나타날 장소에 카메라 앵글을 결정한다.
배경이 너무 밝지않은 곳이 반딧불이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좋다. 미리 와있는 사진가들이 있으면 그들의 조언을 듣는다.
3, 초점 결정 : 어두워지면 AF는 물론 MF로도 초점 맞추기가 어렵다. 화각을 결정 했다면 미리 초점을 맞춰 놓는다.
광각렌즈라면 배경의 나무나 건물에 맞춰도 반딧불이에게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렌즈는 50mm 단렌즈 정도의 밝은렌즈가 좋으나, 광각렌즈도 많이 사용한다.
4, 카메라 셋팅 : M모드(조리개 최대개방, 30s) ISO 1,600정도
초여름날 저녁8시경이 되면 주위가 어두워지고 반딧불이가 날기 시작한다. 달빛이 비치고 있으면 밝기를 조절해야하고
주변이 어둡다고 생각되면 B모드로 30초 이상 즉1분, 1분30초, 2분, 2분30초 등으로 조리개를 열어두면 반딧불이 숫자를
그만큼 많이 담을 수 있다. 이때 타임 릴리즈가 있으면 편리하다.
5, 촬영후 조치 : 촬영한 30초 이미지 한장만으로는 반딧불이의 빛이 약하기 때문에 연속해 촬영한 몇장의 이미지를 별궤적합성
프로그램인 Startrails으로 합치면 된다. (30초간 촬영한 이미지 4장을 합치면 2분간 장노출한 사진이 된다.)
너무 많이 합치면 과유불급이 된다. 적당한 것이 아름답다.
[기타 참고사항]
1, 노이즈 감소기능(장기노출시)은 "해제"로 설정해 챤스를 늘린다.
"설정"으로 해 놓으면 한장마다 처리하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별궤적 촬영때와 마찬가지이다.)
2, 고감도 ISO 노이즈감소는 "설정"으로 한다.
3, 초점 조작은 사전에 라이브뷰 활용. 이후 MF로 잠금다.
4, 무주 반딧불이는 5월25일경부터 6월중순까지, 경기도 양평 정곡사 반딧불이는 6월중순경부터 7월 초순까지,
제주 청수곶자왈 반딧불이는 6월중순경부터 7월10일경까지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5, 요즈음 많이 알려져서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으나, 불빛을 비추고 숲길을 들어오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아이들 데리고 들어오면서 떠들지 못하게 교육도 시키고 있다. 그러니 사진가들도 핸드폰 불빛도 비추지 않는다.
※ 모쪼록 회원님들께서 반딧불이 촬영 기회가 되시면, 위의 사항을 참고삼아 좋은 사진들 담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