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초보발문(己丑初譜跋文)

기축초보발문(己丑初譜跋文)

 

우리 洪氏가 豊山으로 籍을 받은지는 어느 時代로부터 始作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後에 豊山이라 貫鄕을 쓰는 高麗高宗朝의 國學直學(諱之慶)을 始組로 삼았도다.

麗朝에서 世上을 빛내신 高官과 文章이 續出하였고 우리 曾祖父慕堂公(諱履祥)에 이르러 德行과 經綸으로 宣祖朝의 名臣이 되셨으며 그 陰德으로 子姪이 隆顯하고 枝波가 繁盛하여 官爵이 赫赫함에 모두 名門이라 稱頌하였으나 오직 族牒을 刊行치 못하여 一門이 모두 아쉽게 여기던 次에 드디어 譜事를 三從兄 萬宗氏에게 委任하게 되니 이는 譜事에 通達한 연유 일리라.

 

이에 여러 집안의 所藏된 家牒과 鄕族이 收錄한 몇 가지 原本을 搜輯하여 참고 증명하고 또 여러 宗人에게 問議한 것을 補充하여 編纂을 하였으니 先代를 추모하는 情誠과 宗族을 合結하는 정의가 敦篤하다 아니할 수 없으리라.

 

때 마침 不肖가 慶尙監司로 在任中이라 印刷에 着手하여 刊行을 마친 후 地域에 계신 諸族에게까지 두루 반질(頒帙)하게 되니 이 어찌 우리 宗族의 多行한 일이 아니랴.

일찍이 周나라의 制度에는 有司를 두어 受姓을 管掌케 하였으니 그 世敎에 關聯됨이 이같이重한 것이다.

이러므로 程夫子께서 尊祖의 義와 親族의 道를 論함에 반드시 譜牒을 밝힘으로써 先務를 삼으니 大槪 姓이 있으면 그 籍이 나타나고 族이 있으면 그 宗이 뚜렷한 것을 譜가 아니면 參考하고 證據할 바가 없은즉 이 譜의 編纂을 어찌 偶然이라 하리오.

 

아! 溯及해서 그 本源의 出處를 詳考하고 아래로 系派의 分流를 분변하여야 그 系統과 차례가 後世에까지 明確하여 先祖를 尊崇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懇切)해지고 親睦과 友愛가 遠方까지 波及하여 宗族을 敦睦히 하는 義理가 더욱 독실(篤實)할 것이니 長遠한 蔭德과 遺澤이 來世에까지 이어가고 和睦한 風俗과 敎化가 諸族들간에 大行케 되면 그 孝友를 생각하고 親愛를 넓히는 方途에 所得이 있을 것이나 萬一 子孫

에게 辱을 끼치고 親睦할 곳이 踈遠하며 다만 系統만을 詳考하고 記憶하는 것으로 能事를 삼는다면 今日 修譜의 참다운 本意가 아닐지니 무릇 우리 同族들이여 힘쓸지어다.

 

肅宗三十五年(1709년) 乙丑八月

 

後孫 嘉善大夫慶尙道觀察使 萬朝는 謹跋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