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갤러리/풍산홍씨선조님 저서

해옹시문집(海翁詩文集)-19世祖홍한주

홍만식(뜸부기) 2018. 9. 1. 09:36

조선 후기 문신인 홍한주(周, 1798년∼1868년)의 시문집. 규장각도서. 

자는 헌경憲卿, 호는 해사海士, 해옹海翁, 운당芸堂, 쌍송만사雙松漫士, 총계당叢桂堂 등이고, 본관은 풍산豊山.

부친은 홍직모洪稷謨, 조부는 홍낙명洪樂命, 장인은 권상신權常愼이고, 아들은 홍우창洪祐昌과 우승祐昇이다.

황해도 배천, 경상도 의성과 상주, 전라도 보성 등지에서 군수와 현감, 목사 등의 지방관을 지냈다.

홍한주는 시문에 뛰어난 19세기 중반의 대표적인 문인 학자로, 고증적이며 박학하고, 조선이 처한 현실을 깊이 통찰한 지식인이었다.
아들 홍우창(洪祐昌)은 1866년(고종 3) 병인별시문과(丙寅別試文科)에 병과(丙科) 12등으로 급제하고, 동래부사(東萊府使), 형조판서, 예조판서, 의정부좌참찬등을 지냈다.

본집은 詩藁 6권 6책, 文藁 6권 3책, 합 12권 9책. 필사본. 序跋은 없고, 권두에 詩藁 目錄과 文藁 目錄이 있다.

시고초는 권1에 244수, 권2에 273수, 권3에 218수, 권4에 175수, 권5에 388수, 권6에 197수가 실려 있다.

문고초는 권1·2에 서(書) 81편, 권3에 서(序) 16편, 권4에 기(記) 7편, 권5에 제발(題跋)·잡저 15편, 제문·애사 16편, 권6에 기우문 22편이 수록되어 있다.
詩藁는 작은 시집 여럿을 한데 모아 놓은 체재로 구성되어 있고, 각 시집은 대체로 연대순으로 배열되었으며, 저자가 시를 지을 당시에 머물던 곳의 地名, 主題 등에 따라 이름을 붙였고, 내용은 時事나 社會 問題보다는 주로 유람한 곳의 자연 풍광을 노래한 敍情的인 것이 많고, 送別詩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권1은 玄湖集(12), 覆瓿初集(12), 覆瓿續集(39), 覆瓿三集(41), 湖海集上(26)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호집은 15세 이후 가장 초기에 지은 시들이 실려 있다.

玄湖는 한강의 五江에 속하는 나루터가 있던 곳으로, 서울 근교의 한 지명이다.

따라서, 현호집은 저자가 청년 시절 이곳에 거주할 때 지은 시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보이며, 〈江樓雜興〉 5수를 포함하여, 주로 강에서 배를 타고 노닐던 흥취와 月波樓, 小東樓, 六宜亭, 此翁樓 등의 정자에서 바라보는 강가의 풍광 등을 읊은 시들이 실려 있다.

覆瓿集은 初集, 續集, 三集으로 나뉘어 있으며, 92제의 시가 있다.

覆瓿란 원래 저작이 별 가치가 없어 항아리 덮개로나 쓰일 뿐이라는 뜻의 말인데, 저자가 10대 후반에서 2, 30대의 시들을 한데 모으고 謙辭의 뜻으로 시집의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酬唱한 사람들로는 徐岐輔, 兪莘煥, 洪奭周, 洪吉周, 洪顯周, 徐有英, 權膺履, 尹致容, 洪致定 등이다.

저자는 특히 당대의 학자로 유명했던 홍석주와 재종 형제간인데, 재종 형제들과 함께 노닐며 이들과 화창한 시들이 여러 편 있다.

이외에 장인인 權常愼에 관련된 시로, 눈오는 밤에 수창한 〈雪月夜陪外舅權公……〉, 귀향시 전송하는 〈送外舅權公韓山別業〉, 사신 갈 때 써 준 〈送外舅西漁權公以上价赴燕〉 등이 있다.

湖海는 ‘世俗間’을 의미하는 말로, 호해집 상은 天安, 定山, 扶餘, 牙山, 金井, 舒川 등지를 여행하며 지은 것들이고, 대체로 10대 후반의 작품들이다.
권2는 湖海集下(15), 詠物集(24), 嶺表集(95), 南園唱酬集上(17)으로 되어 있다.

호해집하에는 李昌在, 李景在, 李羲玄, 成晩鎭, 成能遠 등과 和唱한 시들이 실려 있다. 영물집은 파리, 닭, 나비, 거문고, 파초, 먼지 등 24개의 소재로 지은 시들이다.

영표집은 27세 때 지은 〈素沙有感二十韻〉부터 시작하여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시들이며, 대체로 여행지에서의 감흥을 읊은 것이 많다.

〈自幷川冒雨出淸州路上口號〉, 〈荊江〉, 〈沃川道中〉, 〈黃磵縣〉 등은 충청도를 유람하고 지은 것이고, 〈三月五日金烏山中始見花〉, 〈嶺南樓〉, 〈南江泛舟〉, 〈五友亭感懷〉, 〈梵魚寺〉, 〈沒雲臺〉 등은 경상도를 유람하면서 지은 것들이다.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조령에 대해서도 〈鳥嶺歌二十一韻〉, 〈鳥嶺途中〉 등의 시가 있다.

남원창수집은 도성 남쪽에 있던 저자의 고향에서 은거하며 徐有英 등 가까운 벗들과 수창한 시들을 수록한 것인데, 여기에는 〈吳園小集〉, 〈叢桂堂小集〉, 〈霽梧軒小集〉 등의 시들이 있다.
권3은 南園唱酬集下(103), 銀川集(16)이다. 남원창수집 하에 실린 시들은 30대 중반 이후부터 40대 중반까지 지은 시들이 연대순으로 배열되었고, 宋柱獻, 徐有英, 崔永熙, 李完熙, 徐俊輔 등과 수창한 것들이다.

대체로 한강 주변인 玄湖, 吳園, 琴書軒, 西湖, 三湖, 滄浪亭 등에서 읊은 서정적인 내용의 시들이 많다.

은천은 황해도 白川의 별칭으로, 저자가 44세 때 부임했던 곳이다.

은천집에는 〈銀川絶句〉 9수를 포함하여, 서울, 折柳浦, 幸州, 陽川, 祖江 등을 뱃길로 왕래하며 느낀 감흥을 읊었다.
권4는 東陽集(43), 芸堂初集(105)이다.

동양집의 東陽은 1842년 45세 때 저자가 유배되었던 황해도의 지명으로, 朱迪哲, 禹治榮, 李㘾, 宋柱獻, 徐有英 등과 수창한 시들이 있으며, 작품으로는 〈叢桂堂賦梅〉, 〈硏雲山房小集〉, 〈春日遊暎波亭〉, 〈東陽雜詠〉, 〈東陽絶句〉 등 東陽 주변의 풍광을 읊은 것이 있다.

운당집은 初集, 二集, 續集이 있는데, 초집은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의 시들을 대체로 연대순으로 실었다.

芸堂은 저자가 살던 거처의 堂號이자 별호의 하나이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時事나 社會 문제를 다룬 시들보다 주로 節氣의 변화와 風光을 다룬 서정적인 시들이 대부분이다.

洪吉周, 徐有英, 洪顯周, 李完熙, 崔永熙 등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권5는 芸堂二集(20), 聞韶集(36), 雙松館集上(110)이다. 운당이집은 48세에서 49세 때의 시들을 수록했으며, 〈春日賞花〉, 〈永平紀行諸詩〉,〈余宰嶺邑未發尹石醉諸公夜至會飮〉 등의 시가 있다.

聞韶는 경상도 義城의 별칭으로, 저자는 1847년부터 1849년까지 3년간 義城 縣監으로 재임하였는데, 문소집은 이 시기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雙松 또한 저자가 사용하던 별호로, 의성 현감을 지낸 뒤 고향 楊州로 돌아와 雙松館에서 지내던 때에 지은 작품들을 수록한 것이다. 쌍송관집 상에는 주로 53세부터 57세까지 지은 시들이 있으며, 徐有英, 尹致定, 李㘾 등과 수창한 시들이 많다.
권6은 雙松館集下(17), 芸堂續集(24), 商山集(68), 山陽集(6), 智水集(15), 錦上集(7), 朱溪紀遊集(14)이다.

운당속집은 대략 58세부터 61세까지의 시들을 묶었다.

商山은 경상도 尙州의 별칭으로, 저자는 61~63세에 이 지역의 수령으로 있었는데, 이때 지은 시들을 모은 것이다.

山陽은 전라도 寶城의 별칭으로, 첫 번째 시의 제목이 〈三月四日發寶城赴任之行……〉인 것으로 보아, 저자가 65세 때 이 지역의 수령으로 있으면서 지은 시들을 묶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해 8월에 저자는 智島로 유배를 갔으므로, 3월에 부임한 후 약 5개월 동안에 지은 것이라 수록 편수가 많지 않다.

智水는 1862년 8월에서 1863년 7월까지 지도에 유배된 뒤 묵었던 곳의 堂號로, 지수집은 유배 기간 동안에 지은 작품들을 모아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錦上集은 유배에서 田里放逐으로 바뀐 이후 전라도 羅州에서 2년간 지낼 때 지은 작품들이다.

주계기유집은 茂朱를 여행하며 지은 작품들을 모아 놓은 것인데, 전리방축에서 풀려난 뒤 저자가 졸하기 전에 지은 마지막 작품들인 셈이다.
문고 권1~2는 書 82편이다.

서는 대체로 연대순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尹一善, 徐有英, 權大膺, 沈宜德, 宋柱獻, 李完熙, 尹定鉉, 兪鎭五, 權大肯 등에게 주는 편지이고, 洪顯周와 洪直弼에게 올리는 편지도 포함되어 있다.

대개 外職에 나가 있으면서 벗들에게 안부를 묻거나, 智島에 유배 중일 때 보낸 편지들이다.
권3은 序 16편이다.

여기에는 尹一善의 시집인 「石門居士詩集」, 저자의 시집인 「南園酬唱集」, 경상도 의성 현감 재임시 결성한 詩會의 시집인 「左右社合集」, 상주 목사 재임시 만들었던 시회의 시집인 「商山韻會」 등에 대한 서문과 權常愼, 徐麟淳 등에게 준 증별시가 있다.
권4는 記 7편이다.

여기에는 부친을 대신해 지은 〈淸道郡倉舍重修記〉, 1826년 周王山을 유람하고 지은 〈遊周房山記〉와 〈再遊周房山記〉, 白川趙氏의 先祖를 기리는 〈永慕堂記〉 등의 글이 있다.
권5는 題(3), 跋(5), 雜著(7)이다.

여기에는 徐有英의 江行詩卷, 宋祥來의 壽語帖에 붙인 발, 兪鎭五의 號에 대한 〈海泉說〉, 吳天弼의 문집에 대한 〈題惺窩草〉, 같은 詩社에 속한 동인들과 관악산을 유람하고 지은 시를 모은 시첩에 대한 〈冠岳詩帖後跋〉 등의 글이 실려 있다.
권6은 祭文ㆍ哀辭 11편, 祈雨文 4편이다.

제문과 애사에는 누이동생, 딸에 대한 제문과 德源 忠谷祠, 咸昌 新安祠에 대한 奉安文 등이 있다.

기우문으로는 開寧, 白川, 聞韶, 利川의 것이 있다.

시에는 시사나 사회문제 등에 대한 관심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전형적인 사대부 취향의 서정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시는 생애의 궤적을 따라 장소와 시기별로 묶고 있어 상황에 따른 내면의식의 변모를 읽을 수 있고, 영물시에 저자의 독특하고 세련된 문학적 감성이 잘 압축되어 있다.

전국 각처 승지(勝地)의 풍물·고적 등을 노래한 시문들이 수적으로는 가장 많다. 그러나 대부분 주관적 정회의 표출에 주안을 두었고,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도로 정제된 형식미와, 시상과 비유의 참신성이 평이하고도 유려한 표현으로 전개되고 있다. 장편과 연작시도 다수 있다.

문 가운데 서(書) 등은 벗들과 주고받은 안부의 내용이 많고, 그 밖에 고문(古文) 등 문학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도 있다.

홍석주(洪奭周)와 재종형제간이기도 한 저자의 일련의 저술은 조선 후기 비평사의 동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