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갤러리/선조님의 시와 글

금란굴에 노닐며(2世祖 홍간洪侃)

홍만식(뜸부기) 2016. 12. 16. 11:04


遊金幱窟(유금란굴)1

 

鳳凰一去兮丹穴空 (봉황일거혜단혈공)

上有瓊草千年翠 (상유경초천년취)

窟中冲融錦繡色 (굴중충융금수색)

影動三萬里之弱水 (영동삼만리지약수)

鳳兮鳳兮來何遲 (봉혜봉혜내하지)

倀望天涯鬂生雪 (창망천애빈생설)

周公已遠兮仁義路荒 (주공이원혜인의로황)

古木栖鴉蹲落日 (고목서아준낙일)

 

    


금란굴에 노닐며

 

봉황(鳳凰)이 떠나니 단혈(丹穴)은 비었고

그 위에 아름다운 풀만 천년을 푸르렀다.

 

굴 속엔 고운 빛이 가득 흘러 넘쳐서

그림자가 삼만 리 약수(弱水)2에 비치네.

 

봉이여 봉이여 오는 것이 어찌 그리 더디더냐3

하늘가 서글피 바라보노라 귀밑머리 다 세었다.

 

주공(周公)4은 멀어져 인의(仁義)가 무너졌고

저문 날 갈가마귀만 고목에 웅크리고 있네.

 



  1. 원주(原註) : 굴은 통천군 동쪽 12리에 있다. [본문으로]
  2. 옛날, 중국에서 신선이 살던 곳에 있었다는 물 이름. 부력(浮力)이 아주 약해서 기러기 털처럼 가벼운 물건도 가라 앉았다고 함. [본문으로]
  3. 봉황은 세상에 도(道)가 있으면 나타나고 도(道)가 없으면 숨는다고 함. [본문으로]
  4.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아들. 형인 무왕(武王)을 도와 주(紂)를 치고, 성왕(成王)을 도와 왕실의 기초를 세우고 제도(制度)와 예악(禮樂)을 정비하여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음. 공자(孔子)가 늙어서 주공의 가르침을 행할 수 없게 되자 꿈속에서도 주공을 보지 못함을 탄식하였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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