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이석투수(以石投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돌을 물에 던진다는 말입니다. 돌을 물에 던지면 퐁당 하고 물속으로 쏙 들어가지요.
반대로 이수투석(以水投石)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물을 돌에 붓는 것을 말합니다.
물을 돌에 부으면 물은 돌의 표면을 따라 흘러 내립니다.
이석투수와 이수투석은 흔히 남의 말을 들을 때의 상반된 태도를 비유합니다.
중국 삼국 시대 위(魏)나라의 이강(李康)이 지은 「운명론(運」命論)」이라는 글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놓고 다투던 진(秦)나라 말엽, 장량이라는 천재적인 책략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주인으로 섬길 만한 사람을 찾아 천하의 영웅들을 두루 만나 보았습니다. 그런데 장량이 만난 영웅들은 그가 천하 통일의 전략을 자세히 설명해 주어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장량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천하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물을 돌에 붓는 것처럼 소용없는 짓이었습니다.
반면 유방은 장량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그대로 따랐습니다.
장량의 이야기를 듣는 유방의 태도는 마치 돌이 퐁당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장량은 유방을 주인으로 섬겨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를 세웠습니다.
돌을 물에 던지면 전혀 힘을 들이지 않아도 돌은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물을 돌에 부으면 아무리 애써도 물은 돌 속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물은 아무리 단단한 돌이라도 관대하게 포용하지만 돌은 완고하여 부드럽기 그지없는 물조차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의 말을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용력 있는 사람은 어려운 말도 들어 주지만, 완고한 사람에게는 쉬운 말조차 통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돌을 물에 던지는 것처럼 남의 말을 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 말을 들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때문입니다.
2019.3.23.
以石投水, 莫之逆也.
이석투수 막지역야
돌을 물에 던지는 것처럼 거슬림이 없다.『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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