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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에 즈음하여

우리나라 절기엔 세번의 伏날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엔 개도둑이 극성이었다. 주인에게 언제나 순종하며 반갑다고 꼬리치는 누렁이는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인이 먹다 남긴 음식찌꺼기를 얻어 먹는 신세이지만 주인을 믿고 잘 따른다. 추수철 일손에 쫒겨 밤늦게 돌아갈때까지 누렁이는 집을 지키며 개밥바라기별을 보고 주인이 와서 밥을 주는것을 기다리는 충견이었다. 호서대학이 들어 서고 도로가 포장이 되면서 개들이 수난을 겪었다. 낮에 보아두었던 개들을 훔쳐 트럭으로 운반하는 신출귀몰한 개도적들을 막기가 하늘의 별따기 이다. 오늘은 초복이란다. 얼마나 많은 닭과 개가 죽어야 했을까? 그나마 다행(?)인것은 코로나 19 사태가 단체로 먹는 행사를 막고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생명이 생명을 먹는 먹이 사슬의 관계라고..

카테고리 없음 2021.07.11

삼천궁녀를 찾아서...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부여(사비)를 찾았다.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이 궁금했었다. 국립부여박물관을 대여섯번 다녀왔지만 부소산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즈막한 구릉지 정도의 지형에 성을 쌓고 적과 대항 하기에는 좋은 지형이 아니다. 완만한 산책로에 녹음방초가 성하여 산책하기에 참으로 안성마춤이다. 부소산 북쪽 백마강을 내려다보듯 우뚝 서 있는 바위 절벽이 낙화암이다. 낙화암은 사비성이 나당연합군에게 유린될 때, 수많은 백제 여인들이 꽃잎처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낙화암에서 백마강을 내려다 본다. 낙화암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급 점프선수가 점프를 하여도 강물에 직접 닿을 수 없다. 경사진 바위에 몸이 부딪히게 되어있다. 따라서 궁녀들은 뛰어내리면서 바위에 부딪혀 사망한 것이다. 삼..

春水滿四澤하고...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하고,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이라.. 봄이면 연못에 물이 가득하고 여름의 구름은 기묘한 봉우리를 만든다. 약목골 다랭이 논에 물이 가득차면 마음이 뿌듯했던 시절... 천수답인 주정골 논은 하늘만 바라보다 모내기를 포기 할 때가 많았다. 개울 바닥을 파내어 고인물을 용두레질로 타들어 가는 논바닥을 적시다 보면 장마로 다 떠내버리고.. 그런 기억들은 봄비를 좋아하게 만들었나 보다. 바둑판 처럼 반듯한 들판에 모내기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퍼즐을 맞추듯 모내기가 진행된다. 들밥을 나르는 아낙내 모습은 옛날 그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겠지? 막걸리 심부름 하던 어린애가 육십중반에 들어 섰다.

카테고리 없음 2021.05.16

알아야 면장(免墻)을 하지.

알아야 면장(免墻)을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免 면할 면 墻 담장 장 어떤 일을 하려면 그에 맞는 학식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 이란다. 서에학원에 귀하신 분이 오셨다. 정년을 맞으신 교장선생님 또는 공무원 출신이 대부분인데, 오늘은 88세 할머니께서 들어 오셨다. 대학교 진학을 하였으면 좋았을걸 하고 미련을 갖고 있었던 참이다.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 했던 서예가 결코 늦지 않았다는 또 다른 용기가 생긴것 이다. 63세에 시작한 것은 결코 늦지 않았음을 이분께서 느끼게 되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을 가르쳐주신 할머니! 한글을 깨우쳐 비로소 눈을 뜨셨고, 배움의 갈증을 해갈하시고 만학의 기쁨을 오래오래누리시길 빌어 본다.

엄마 性을 쓰게 될지 모른다

신문 1면에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 性으로 쓸지 출생신고 때 선택 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 온다. 부성 우선주의 원칙을 폐기하기로 방향을 잡았나보다. 반 만년을 지속해온 우리민족의 원동력은 어쩌면 부성 원칙주의 때문인지 모른다. 풍요롭게 살지는 못하였지만 건강하고 잘생긴 외모를 가질 수 있었다. 가까운 일본사람들은 근친결혼으로 부작용이 많았다. 뻐드렁니가 대표적이다. 기형아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합죽이가 많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법을 절대로 반대한다. 족보 수록에서 모친성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족보에 수록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경제, 외교, 국방, 민생 어느것 제대로 할 줄도 모르면서 정권 말기에 이런 발상을 왜 하는지 도저히 용납이 않된다. 국가의 근간을 문란케 하는 행위는 국가를 망하게 하는..

13세조 만퇴당 영당다례 한글독축

2021년도 만퇴당 정익공(휘 홍만조)영당다례독축은 한글로 읽었다. 한자로된 축문은 다음과 같다. 影堂茶禮祝文(2021) 維 歲次 辛丑 二月 庚申朔 二十三日 壬午 유 세차 신축이월 경신삭 이십삼일 임오 九代孫 晩植 敢昭告于 伏以 氣淸質粹 玉蘊 구대손 만식 감소고우 복이 기청질수 옥온 金精 學邃識疆 道備德成 黜私扶正 秉義立綱 김정 학수식강 도비덕성 출사부정 병의립강 式薦牲醴 庶歆斯 響 식천생예 서흠사 향 한문으로 독축을 하면 후손들은 의미를 모르고 제례를 올리게 되는바, 후손들이 선조님의 높은 인품과 정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글로 독축을 하였다.

카테고리 없음 2021.04.10

보물을 캐다.

고문서 경매사이트에 우리집안의 유물이 한꺼번에 경매물로 나왔다. 얼마되지 않지만 두달치 국민연금을 쏟아부어 모셔왔다. 9대조부님 만퇴당집과 만퇴당유고, 8대조 양효공(휘 重徵)행장과 墓誌, 7대조 노성현감(휘 純輔)家狀 6대조 호조참판공(휘 旭浩) 이력및 언행록 등 나의 직계와 관련된 문서들 이다. 막내집안으로 이어져온 우리집은 유물을 물려받을 기회가 없었다. 宗家에서 나온 유물이라 생각한다. 무슨내용이 담겨 있는지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종친들께 전하고자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1.03.28

선화당

선화당(宣化堂) 13世 홍만조(洪萬朝) 寂寂轅門閉正牢 (적적원문폐정뢰) 漆室黙坐似禪逃 (칠실묵좌사선도) 睡殘舃几無留諜 (수잔석궤무류첩) 興到梅窓有染毫 (흥도매창유염호) 不老丹燒雲滿竈 (불로단소운만조) 當歸酒熟雨鳴槽 (당귀주숙우명조) 逢僧更結逢萊約 (봉승갱결봉래약) 誰信方隅擁節旄 (수신방우옹절모) 고요한 진영의 문 감옥처럼 걸어 닫고, 깜깜한 방에서 말없이 앉아있으니 참선하는 듯. 잠은 큰 궤석에 남아있지만 남아있는 문서 없어, 매화 핀 창에 흥 솟아 붓으로 그림 그려 본다. 늙지 않는 단약 다리니 구름 아궁이에 가득한데, 당귀주 익어가니 비가 술통 울린다. 스님 만나 다시 봉래에서 만나기 약속하니, 누가 딛으리,지방의 한 귀퉁이에 있는 사람 관찰사인줄.

카테고리 없음 2021.03.22

이태백이 취해서 돌아오는 그림을 보고

이태백이 취해서 돌아오는 그림을 보고 太白醉歸圖三首 태백취귀도삼수 홍애 홍간 (洪崖 洪侃) 1. 천자의 부름에도 배에 오르지 않고 취해서 읊은 풍월 몇 천 수던가. 삼신산(三神山)의 학 타는 것은 예삿일이라 푸른 노새 비껴 탄 지상선(地上仙)이네. 2. 춘삼월 버들 향기 술집에 그득하고 금구(金龜)로 바꾼 술은 잔에 넘치네. 사명광객(四明狂客)과는 참으로 친한 사이 물아(物我)를 모두 잊고 한바탕 취하누나. 3. 넓고 넓은 천지가 모두 내 집이니 취하면 그만이지 어디로 간단 말인가. 훗날 오늘밤 술 깬 때를 기억하면 황학루(黃鶴樓) 앞 달빛이 물결 같으리. 天子呼來不上船 천자호래불상선 醉吟風月幾千篇 취음풍월기천편 三山鶴馭尋常事 삼산학어심상사 故跨靑驢作地仙 고과청려작지선 〈청구풍아 권 6〉 三月楊花滿店香 ..

카테고리 없음 2021.03.21